엑스게이트의 최신정보를 생생하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연결의 상징 ‘골뱅이(@)’ 아래 모인 5개 계열사
사내 실내 농구장부터 중정(마당)까지…‘연결·소통·활력’의 그릇
도메인 회사서 AI 인프라 그룹으로…가비아의 26년, 과천에 담다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건물이 단순히 콘크리트와 유리로 세워진 업무 공간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오만이다. 위대한 기업들은 사옥을 지을 때 벽돌 한 장, 창문 하나의 배치에도 자신들의 철학과 DNA를 투영한다.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와 궤를 같이해 온 가비아그룹이 성남 분당과 판교를 거쳐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건립한 신사옥은 공간이 어떻게 기업의 정체성을 담아내고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사옥명 ‘앳(@)’에서 직관적으로 드러나듯, 새 통합사옥 ‘가비아 앳(Gabia @)’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유기적 연결’이다.
‘판교 떠나 과천에서’ 공간의 궤적을 그리다
가비아의 역사는 곧 한국 인터넷 인프라의 발전사다. 1998년 국내 최초로 도메인 사업을 시작한 가비아는 성남시 분당 지역에서 초기 기틀을 다졌다. 이후 웹호스팅과 인터넷 인프라 서비스를 기반으로 급성장했고, 2007년 7월에는 인터넷 인터네트워크 익스체인지(IX) 및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인 케이아이엔엑스(KINX)를 인수하며 사업 영토를 획기적으로 확장했다.
2012년 IT업계의 메카였던 판교 테크노벨리로 이전하며 성장한 가비아는 클라우드, 정보보안, 그룹웨어, 커머스 솔루션을 아우르는 종합 IT그룹사로 거듭났다. 그리고 약 2년 6개월(30개월)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24년 가을 마침내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대지상 6층, 지하 3층 규모의 통합사옥을 완성하며 본격적인 ‘과천 시대’를 열었다.
과천 신사옥의 탄생은 가비아그룹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다. 가비아는 2012년 판교테크노밸리로 이전했다. 당시 판교는 국내 IT기업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10여년이 흐르면서 계열사들은 서로 다른 지역에 분산됐다. 가비아는 판교, 엑스게이트는 서울 대치동에 있었다.
물리적 거리는 협업의 거리이기도 하다. 가비아그룹은 과천지식정보타운에 통합사옥을 완공하며 흩어져 있던 조직을 한곳으로 불러 모았다. 현재 건물에는 가비아, KINX, 가비아CNS, 엑스게이트, 에스피소프트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연면적은 약 5만4725㎡(약 1만6554평)에 달한다.
임직원 사내 공모전을 통해 직접 지어진 이름인 ‘가비아 앳(@)’ 역시 이메일 주소의 골뱅이(@)처럼 “모든 계열사와 임직원이 한곳에 모여(at) 소통하고 시너지를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어, 공간의 주인이 직원임이 분명히 드러난다.
데이터센터와 오피스 사이, 비워둔 공간의 철학
가비아 앳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건물 내부가 아니라 건물 사이에 있다. 가비아 앳은 첨단 IT 기술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KINX의 과천 데이터센터(IDC) 건물과 사람이 근무하는 업무동 건물을 완전히 별도로 분리했다. 보안과 안정성이 생명인 데이터센터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오피스의 쾌적함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영리한 선택이다.
건축의 묘미는 두 건물 사이에 숨겨진 중정, 즉 ‘마당’에 있다. 건물과 데이터센터 사이 마당을 멀리서 바라보면, 삭막할 수 있는 IT 인프라 시설 사이에 드넓은 녹색 광장이 펼쳐져 있다. 설계 단계부터 치밀하게 의도된 이 ‘비움의 공간’은 두 건물이 마주 보는 면의 통창을 통해 오피스 깊숙한 곳까지 자연 채광과 환기를 선사한다.
중정은 단순한 휴게 공간이 아니다. 데이터센터가 상징하는 ‘기술’과 오피스가 상징하는 ‘사람’을 연결하는 완충지대이자 상징적 공간이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데이터센터는 가비아그룹의 인프라 역량을 보여주고, 중정을 거니는 직원들은 그 기술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비워둔 공간이 오히려 기업의 정체성을 가장 강하게 드러낸다.
마당을 지나 내부로 진입하면 가비아의 감각적인 톤앤매너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로비를 만날 수 있다. 1층 로비는 차분하고 묵직한 어두운 톤의 마감재에 은은한 간접 조명을 더해, 차가운 기술 기업의 이미지 대신 세련된 미술관 같은 공간감을 연출했다.
보안 기업인 엑스게이트와 클라우드 기업들이 함께 쓰는 만큼 출입 통제도 엄격하다. 최첨단 시큐리티 게이트는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개방감을 극대화하면서도 철저한 보안 체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엑스게이트 임직원이 사옥 이전 후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넓어진 공간’이다. 통합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업무 공간이 3배 이상 넓어지면서, 특히 기술 테스트 공간과 R&D 연구 공간이 커졌다.
공간이 문화를 만든다…‘소통’과 ‘활력’의 그릇들
업무동 내부를 수직으로 이동하다 보면, 가비아가 공간을 통해 직원들에게 어떤 문화를 선물하고 싶었는지 명확히 읽힌다. 1층 로비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내 카페 및 라운지는 최고급 에스프레소 머신과 트렌디한 가구, 플랜테리어(식물+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룬다. 이곳은 딱딱한 보드룸을 벗어나 캐주얼한 미팅과 정보 공유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비공식 커뮤니티의 중심지다.
사옥의 하이라이트이자 가비아의 파격적인 철학을 보여주는 공간은 단연 실내 농구장이다. 농구장은 구색만 갖춘 미니 코트가 아니다. 높은 층고와 정식 규격에 준하는 풀코트 규모로 완성됐다.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IT 인재들을 위해 사옥 내부에 이런 체육 시설을 갖추는 것은 공간 효율 면에서 큰 결단이 필요하다. 평소에는 스포츠 코트로, 전사 행사가 있을 때는 대규모 타운홀 미팅이나 강연을 진행하는 다목적 홀로 변신한다.
금강산도 식후경, 가비아 앳의 사내 식당 역시 평범함을 거부한다. 회사 식당 입구에는 ‘SULDAM’, ‘제철식탁’, ‘RED POTATO’ 등 개성 넘치는 브랜드 로고들이 마치 트렌디한 푸드코트처럼 줄지어 있다. 입구 글래스에 적힌 제주도 방언 ‘놀멍쉬멍(놀면서 쉬면서)’이라는 문구처럼, 식사 시간만큼은 업무를 잊고 완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 철학이 돋보인다.
가비아 앳은 직원들이 숨을 고르는 가장 사적인 공간까지도 디자인 철학과 건축적 미학을 고심해 채워 넣었다. 색조와 마감재는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아늑한 베이지 및 아이보리 톤의 샌드스톤(사암) 느낌 타일로 안정감과 고급스러움을 준다. 세면대는 모던한 다크 그레이 컬러의 비정형 사선 라인으로 포인트를 주어 세련된 입체감을 더했다.
천장에는 군더더기 없는 매립형 다운라이트 조명을 배치했고, 거울 뒤편과 벽면 상단에 은은한 전구색 간접 조명을 둘러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조도를 확보했다. 보통의 건축에서 화장실이나 파우더룸은 안쪽 깊숙이 숨겨진 밀폐된 공간이다. 하지만 가비아 앳에 담긴 공간은 정면 중앙에 거대한 통창을 내어 시각적 반전을 선사한다.
디지털 인프라 캠퍼스, 가비아의 과천 시대가 기대되는 건
가비아 앳의 진짜 의미는 건축물 자체보다 배치에 있다. 사옥 전체 면적 중 보안 전문 기업 엑스게이트가 3층 전체를 사용하는 것을 비롯해 2층의 가비아CNS(커머스 솔루션), 4~6층의 가비아(클라우드·인프라)가 수직으로 촘촘히 배치돼 있다.
이 구조는 단순한 공간 재배치가 아니다. 대형 기업 고객이 IT 원스톱 서비스를 요구할 때 클라우드 구축(가비아) → 네트워크 및 데이터센터 연결(KINX·에스피소프트) → 보안 적용(엑스게이트) → 커머스 플랫폼 운영(가비아CNS)까지, 물리적 거리가 좁혀진 만큼 의사결정의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중복 투자를 최소화하는 ‘통합 인프라 시너지’를 노렸다.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것은 의사결정 시간을 줄이는 일이다. 가비아 앳은 결국 디지털 인프라 그룹이 선택한 가장 아날로그적인 해법이다. 건물 이름에 붙은 작은 기호 하나(@)가 이를 설명한다. 가비아 앳 시공은 SGC이앤씨가, 공간 디자인은 국보디자인이 맡았다. 특히 업무동과 데이터센터를 분리하면서도 중정을 통해 하나의 캠퍼스로 연결한 구성은 기술과 사람, 효율과 휴식, 독립과 협업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조화롭게 담아낸 설계로 평가된다.

글쓴이 : 심화영 기자 dorothy@
기사원문 : [SPACE B.] 가비아 앳(Gabia @) - 대한경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